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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재미있는 인간형도 있군.
소금눈물
2011. 11. 7. 22:24
이인화는 작가 자신과 작품의 상품가치를 높이는 방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지난 95년 한 잡지는 이인화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이인화는 베스트셀러 작가다. 치밀하고 능란한 이데올로그이기도 하다. 그는 소설을 발표할 때마다 어떤 의도나 장치를 숨겨놓았고, 논쟁을 격발시켰다."
사실이 그랬다. 이인화가 소설을 발표할 때마다 그의 작품은 늘 논란의 대상이었다. 아마도 그것은 애초부터 이인화가 의도하던 바였을 것이다. 한 인터뷰에서 그가 말한 것처럼 "문학하면서 명성을 안달"한 실질적 결과다.
92년 이인화는 그의 첫 소설<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를 발표하면서 문학평론가에서 소설가로 변신했는데, 그는 이 작품으로 제1회 작가세계문학상을 수상한다.
제목부터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에 나오는 독백 대사를 차용한 이 작품은 일본작가 요시모토 바나나나 하루키뿐 아니라 공지영의 문장을 그대로 베꼈다는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었다. 이에 대해 이인화는 "제목부터 작가의 이름 그리고 문장 하나하나까지 이미 씌어진 다른 작품들의 혼성모방으로 이루어"졌다고 당당하게 말한다. 그는 혼성모방이 모더니즘 기법인 '페스티시'의 일종이라고 자기를 변호했다.그에 대해 한 평론가는 "센세이셔널한 신제품이 되고자 하는"가장 포스트모던한 욕망에 의해 혼성모방의 이름으로 상상을 초월한 표절과 모방의 극한을 보여주었다고 질타했고, 또다른 평론가는 "자신의 누비이불을 만들기 위해 남의 작품을 아무렇게나 짜깁기한 기법"이라고 비난했다. 얼마나 논란이 심했는지 당시 저작권 연구소장으로 있던 한 변호사는 "아무리 포스트모더니즘의 기법을 내세운다 해도 남의 글을 그 출처도 밝히지 않고 자기 글 속에다 옮겨 써먹는 것은 저작권 위반 행위에 다름 아니므로 마땅히 삼가야 할 일이다"라고 거들었다. 하지만 이 문제적 데뷔작에 관련된 가장 화려한 해프닝은 한 평론가의 다음과 같은 평가일 것이다.
"나는 주인공들의 사랑과 이별 이야기가 너무 생생한 묘사로 빛나는 까닭에 이인화의 작가적 여정을 걱정하게 된다. 이 작가가 자칫 그 이야가의 재능 때문에 어설픈 대중적 취향에 영합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대중의 때묻은 박수를 원하기보다 관념과 사상의 깊이를 더욱 확보하고....."
이토록 극진히 이인화의 작가적 여정을 걱정해준 평론가는 과연 누구일까? 류철균이라는 사람이다. 류철균은 이인화의 본명이다. '이인화'는 그가 소설가로 변신하면서 그 당시 처음으로 사용한 필명인데, 한자로 二人化이며 평론가와 소설가 두 가지 역할을 한다는 뜻이다. 쉽게 말하자면 이인화는 두 가지 역할을 하면서 "세계 문학사상 유례가 없는"자기 작품에 대해 자기가 칭찬하는 해프닝을 벌인 것이다.
<사람vs사람> 정혜신 지음. 개마고원 펴냄.
--
내 책꽂이에도 있는 책이다. 그 소설이 표절로 누더기가 된 수상작이라 하여 엄청나게 시끄러웠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이런 화려한 속편이야기까지 있는 줄은 몰랐다. 정신 한 쪽이 많이 아픈 사람인가? 읽다가 얼마나 웃었는지. 이런 인간형도 있구나 싶다가 생각해보니 이건 저쪽 애들 공통의 심성인가보다. 남의 글을 표절하고 스스로 칭찬하고 그걸로 뜨고 그 뒤로도 부끄러운 줄을 모르고. 박정희 주의자들, 그리고 뭉뜽그려 그쪽 패거리들.아바타놀이는 골방에서 혼자 놀며 할 것이지. 암튼, 여러모로 즐거운 세상이다
"이인화는 베스트셀러 작가다. 치밀하고 능란한 이데올로그이기도 하다. 그는 소설을 발표할 때마다 어떤 의도나 장치를 숨겨놓았고, 논쟁을 격발시켰다."
사실이 그랬다. 이인화가 소설을 발표할 때마다 그의 작품은 늘 논란의 대상이었다. 아마도 그것은 애초부터 이인화가 의도하던 바였을 것이다. 한 인터뷰에서 그가 말한 것처럼 "문학하면서 명성을 안달"한 실질적 결과다.
92년 이인화는 그의 첫 소설<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를 발표하면서 문학평론가에서 소설가로 변신했는데, 그는 이 작품으로 제1회 작가세계문학상을 수상한다.
제목부터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에 나오는 독백 대사를 차용한 이 작품은 일본작가 요시모토 바나나나 하루키뿐 아니라 공지영의 문장을 그대로 베꼈다는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었다. 이에 대해 이인화는 "제목부터 작가의 이름 그리고 문장 하나하나까지 이미 씌어진 다른 작품들의 혼성모방으로 이루어"졌다고 당당하게 말한다. 그는 혼성모방이 모더니즘 기법인 '페스티시'의 일종이라고 자기를 변호했다.그에 대해 한 평론가는 "센세이셔널한 신제품이 되고자 하는"가장 포스트모던한 욕망에 의해 혼성모방의 이름으로 상상을 초월한 표절과 모방의 극한을 보여주었다고 질타했고, 또다른 평론가는 "자신의 누비이불을 만들기 위해 남의 작품을 아무렇게나 짜깁기한 기법"이라고 비난했다. 얼마나 논란이 심했는지 당시 저작권 연구소장으로 있던 한 변호사는 "아무리 포스트모더니즘의 기법을 내세운다 해도 남의 글을 그 출처도 밝히지 않고 자기 글 속에다 옮겨 써먹는 것은 저작권 위반 행위에 다름 아니므로 마땅히 삼가야 할 일이다"라고 거들었다. 하지만 이 문제적 데뷔작에 관련된 가장 화려한 해프닝은 한 평론가의 다음과 같은 평가일 것이다.
"나는 주인공들의 사랑과 이별 이야기가 너무 생생한 묘사로 빛나는 까닭에 이인화의 작가적 여정을 걱정하게 된다. 이 작가가 자칫 그 이야가의 재능 때문에 어설픈 대중적 취향에 영합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대중의 때묻은 박수를 원하기보다 관념과 사상의 깊이를 더욱 확보하고....."
이토록 극진히 이인화의 작가적 여정을 걱정해준 평론가는 과연 누구일까? 류철균이라는 사람이다. 류철균은 이인화의 본명이다. '이인화'는 그가 소설가로 변신하면서 그 당시 처음으로 사용한 필명인데, 한자로 二人化이며 평론가와 소설가 두 가지 역할을 한다는 뜻이다. 쉽게 말하자면 이인화는 두 가지 역할을 하면서 "세계 문학사상 유례가 없는"자기 작품에 대해 자기가 칭찬하는 해프닝을 벌인 것이다.
<사람vs사람> 정혜신 지음. 개마고원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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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책꽂이에도 있는 책이다. 그 소설이 표절로 누더기가 된 수상작이라 하여 엄청나게 시끄러웠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이런 화려한 속편이야기까지 있는 줄은 몰랐다. 정신 한 쪽이 많이 아픈 사람인가? 읽다가 얼마나 웃었는지. 이런 인간형도 있구나 싶다가 생각해보니 이건 저쪽 애들 공통의 심성인가보다. 남의 글을 표절하고 스스로 칭찬하고 그걸로 뜨고 그 뒤로도 부끄러운 줄을 모르고. 박정희 주의자들, 그리고 뭉뜽그려 그쪽 패거리들.아바타놀이는 골방에서 혼자 놀며 할 것이지. 암튼, 여러모로 즐거운 세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