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만나는 이야기

여행 못 가는 한풀이를

소금눈물 2020. 10. 6. 19:07

어제 퇴원 후 첫 외래진료에서 선생님이 이제 휠체어도, 목발도 놓고 직접 걸어보기를 숙제로 주었다.

목발은커녕, 휠체어를 놓는 것도 무서웠는데 눈 딱 감고 바로 시작하니 처음엔 바로 서는 것도 후들거렸다.

넘어져도 다시, 또 다시 해보리라 다짐하니 되긴 된다. 한 발, 두 발 - 그러다 침실을 벗어나 욕실로, 그러다 거실을 활보해보고 - 오늘은 길 건너 친구를 불러 집 앞 까페에서 차를 마셨다.

안식년을 맞아 쉬고 있는 친구인데 코로나 시국에 서로 몸 사리느라 자주 만나지도 못했는데 내 수술 입원까지 겹쳐서 서로 sns로만 생존신고했던 친구다.

 

향 좋은 커피를 나누며 서로의 근황을 묻다 문득, 이렇게 시간만 죽일 게 아니라 무슨 주제든 하나를 잡아서 날마다 안부인사 삼아 짧은 글을 지어볼까 싶어졌다. 소설반 공부에서 만난 그 친구역시 딱 좋다고 좋아한다.

 

이참에 팽개쳐 둔 블로그도 깨워볼 겸, 코로나로 못가는 여행 한풀이 삼아 여행이야기를 큰 주제로 삼아서 장편(掌篇) 수필을 써볼까 싶다.

 

하루는 내가 소재를 던져주고 다음날은 그 친구가 보내오고 - 이런 식으로 놀아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네.

 

찻집에서 이야기가 나왔으니, 처음 이야기는 내가 여행 중에 만난 차 한 잔으로 시작해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