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섭미술관
바닷가를 돌아다니다 하루를 접으며 들른 이중섭 생가.
원산에서는 누구도 부럽지 않을 도련님으로 살고 신혼을 시작하다 전쟁이 터지면서 아내와 함께 월남하여 제주까지 흘러들은 이중섭 부부가 고단한 삶을 잠시 의탁했던 곳.
저 집의 맨 오른 쪽 방 한 칸이다.
두사람이 눕기도 좁다 싶은 작은 방에 아이들 둘에 살림살이까지 어떻게 살았는지 모르겠다.
안스럽고 마음이 아픈 것은 객의 심사이고, 부부는 훗날 이 시절을 천국처럼 회상하며 그리워하였으니.
감자와 바다에서 건진 게를 쪄서 연명을 하고 화구도 없는 이 아득한 가난 속에서 어찌 그들은 그토록 행복했던가.
작금 이중섭의 그림값을 생각하면 그의 신산스럽기 그지없는 삶에 작은 위로가 될까 싶으면서도 허허롭기 그지없다.
생가와 미술관 옆으로 조성된 이중섭거리.
이중섭 생가 옆으로 이중섭 거리가 조성되어서 젊은 미술가들의 거리 공방도 있고 작은 기념품 가게도 있다.
그런데 마그넷이 좀 맣이.. 비쌌다. 다른 미술관들 것보다.
거리 벽에 붙은 미술작품들.
생가 근처에 있는 이중섭 미술관.
아쉽게도 대부분 진품이 아니고 영인본이나 사진들이다.
하기야 그의 그림을 다시 소장하려면 그림값이.....=_=
미술관은 사랑과 그리움으로 절절하다.
벗을 그리워하는 문인, 화가 친구들의 우정과, 현해탄 너머의 가족을 그리워하는 이중섭의 절절한 사랑, 한국에 남편과 아버지를 두고 이어지는 사랑... 편지를 읽다가 몇번이나 눈물을 훔쳤다.
내게 이중섭은 <바닷가의 아이들>이 먼저 떠오르는데, 그의 이미지는 역시 황소이다.
그림의 황소를 조각으로 형상화했다.
제주까지 와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강요배의 화실을 구경가지 못하는게 정말 속이 쓰리다 ㅜㅜ
나를 위로하려고 나보다 먼저 도착한 친구들이 마그넷을 사서 선물해주었다.
허전한 속을 달랜다.
육지 전시회가 또 언제 있을지 모르겠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