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송 <화훼영모전>
믿고 보는 간송이지만 이번 기획도 정말 좋았다.
사군자 전의 감동이 아직도 생생해서, 화훼영모라면 아무래도 좀 소품일테니.. 했던 마음이 기분좋게 깨졌다.
역시나 대가는 붓을 가리지 않는 법.
그림을 보면서 아 이거 너무 좋아 감탄이 절로 나오다 작가를 보면 여지없이.
미술사에서 이렇게 사랑받는 대가들은 시간을 뛰어넘어 아름답고 깊은 예술의 세계로 감동을 주었기 때문이다.
<인왕제색도>나 <금강전도>가 먼저 떠오르는 겸재의 영모 소품들이 이렇게 아름답고 우아하다니.
단원이나 혜원 작품들이야 일러 무엇하리야만, 표암 강세황이나 완보 변상벽, 이정의 그림들은 아 이래서 이 사람들이지.. 하는 찬탄을 멈출 수가 없다.
화집에서나 보았던 <해탐노화>,<호접도>,<황묘농접>을 실제로 보았을 때는 내 입에선 거의 신음에 가까운 탄성이 흘렀다.
으아... 난 저 그림을 화집에서나 보면서 글을 썼어. 세상에..!
수백 년 풍상을 견디며 건너온 그림들은 본래의 흰 비단이 상하고 찬란했던 물감도 많이 바랬지만, 처음 화가가 이 그림을 그려 세상에 보였을때를 상상하며 바라보는 아쉬움과 행복감이란..!
오원의 새 그림연작(아마도 병풍도이지 않았을까 싶다)을 보면서 행복해 하고, 능호관의 그림을 보면서 <풍죽도>의 창의 할아버지를 떠올리면서, 새삼 간송선생께 마음 깊이 절이 절로 나온다.
다음 간송은 어떤 전시가 기획되고 있을까.
이렇게 아름다운 우리 그림들을 만날 수 있어서 정말 정말 행복하고 고맙다.
개관이 되기도 전에 일찍 가서 제일 먼저 들어가서 전시관 전체를 내 것인 듯 호사를 누린 것도 좋았고 다른 전시들처럼 관람객들과 어깨를 부딪쳐가며 붐비지 않아서 더 좋기도 했다. 원없이 다 내 것인 듯 차지하고 행복했다.
아트샵 앞에 설치된 미디어아트 에서도 장난을 쳐 가며 사진도 찍....- 공개는 절대 안되지만 ㅋㅋ
아 좋았다.
다시 말하지만, 간송은 언제나 옳다, 간송은 언젠 위대하다! 간송은 언제나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