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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철학의 역사>-1

소금눈물 2015. 3. 19. 16:13

 

플라톤은 이 보이는 세계는 늘 무언가 다른 것으로 변하며 어떤 것도 영구히 존재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는 "보이는 세계의 모든 것은 변하며 아무 것도 영원히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일반화되었다.
모든 것은 존재했다가 사라진다. 모든 것은 불완전하고 언젠가는 썩어 없어진다. 시공 안에 있는 이 세계는 우리의 감각으로 인식할 수 있는 유일한 세계이다. 그런데  시공 안에 있지 않는 또 다른 영역이 존재한다. 이 세계는 우리의 감각으로 파악할 수 없는 세계로서 영원과 완전한 질서가 존재하는 세계이다. 
 
이 또하나의 세계는 영원하며 변화하지 않는 실재로서 우리에게 어렴풋하게만 알려지는 세계이다. 그러나 이 세계만 안정적이며 흔들리지 않기 때문에, 그리고 정의 그 자체이며 다른 것으로 변해가는 과정 중에 있지 않기 때문에 진정한 실재라고 부를 수 있는 세계이다. 
 
이 두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은 우리에게는 인간과 사물이 동일하게 취급된다는 의미와 마찬가지이다. 즉 볼 수는 없지만 정신이 그에 대해 지각될 수 있는 부분과 직접 볼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볼 수 있는 부분은 우리 몸을 구성하고 물리학의 법칙을 구현하며, 시공에 존재하는 물질적 대상들을 구성한다. 존재했다가 사라지는 사물은 늘 불완전하며 결코 변화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언젠가는 꼭 없어진다. 
 
그러나 이는 우리 자신의 참모습과, 비물질적이며 영원불멸한 어떤 것, 그리고 우리가 영혼이라고 하는 어떤 것에 대한 아주 단순하고 변화무쌍한 어렴풋한 느낌에 불과하다.영혼은 우리의 본질적인 형상이다. 형상을 갖춘 존재의 질서는, 바로 궁극적 실재를 구성하는 불변의 형상들이 마련한 보편적 질서이다. 
 
전통적인 그리스도교 환경에서 자란 독자는 이 생각을 친숙하게 느낄 것이다. 그 이유는 그리스도교를 꽃피운 헬레니즘 시대에 중심을 이룬 철학 사조가 플라톤주의였기 때문이다. 물론 신약성서는 그리스어로 쓰였다. 초기 그리스도교인 중에는 그리스도의 계시와 플라톤의 주요 사상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에 큰 관심을 가진 사상가들이 있다. 
 
p. 28-29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철학의 역사>. 브라이언 매기 지음. 박은미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