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소금눈물의 그림편지

대숲을 거닐다 (죽림소요)전- 대전 롯데화랑

소금눈물 2013. 9. 7. 11:36

 생각없이 길을 나섰다가 문득 만난 화랑에서 좋은 그림을 만났을 때만큼 기쁜 순간이 있을까.

큰 전시회는 기다렸다가 되도록 챙겨보는데 멀리 있지도 않은 작은 화랑은 잘 가지지 않은 건 무슨 이윤지 모르겠다.

 

 

담담한 차를 마시는 것 같은 맑고 향기로운 전통적인 문인화의 은은하고 고아한 기품.

 

 

금방이라도 폭우가 쏟아질 것 같은 어두운 하늘 아래 거센 바람에 우수수 흔들리는 대숲의  움직임이 그대로 느껴지는 거친 현대화까지.

 

담묵과 아크릴의 서로 다른 소재처럼, 장르도 다르지만 모두 다 같이 대숲에서 어우러져 달밤을 즐기고 차를 마시며 대나무의 품성을 느끼는 좋은 전시였다.

 

저녁 늦은 시간, 큐레이터도 손님도 아무도 없는 텅 빈 화랑을 오롯이 혼자 차지하고 하나하나 꼼꼼히 들여다보며 아 참 행복한 저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