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낡은 서고
마침내 바보들이 돌아왔다.
소금눈물
2011. 11. 28. 21:02
한 사람이 떠났다 보내야 했다 한 사내가 떠났다 보내야만 했다 한 바보가 떠났다 보낼 수밖에 없었다 이른 아침까지 저승새가 울더니 한 시대의 풍운아가 떠나고 한반도의 고독한 승부사가 떠나버렸다 잠시 눈길 피하는 사이 한 사나이가 몸을 날렸다 절망과 환멸의 짙은 그늘 아래 쪼그려 앉아 잠시 고개를 숙이는 사이 역주행 한반도의 먹구름 속에서 발만 동동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는 사이 한 사나이가 먼저 온몸을 날렸다 살아남은 우리 뒤통수에 벼락을 치며 저 홀로 훌쩍 뛰어내리고야 말았으니 이 시대의 마지막 의인에게 부엉이바위는 절명의 벼랑이 되었다 이 시대의 처음인 혁명가에게 부엉이바위는 생사일여 순명의 성지가 되었다 그리하여 한 사람이 떠나고 또 한 사람이 돌아오고 있다 한 사내가 가고 또 한 사내가 오고 있다 한 바보가 가고 또 한 바보가 돌아오고 있다 한 시대의 의인이 가고 비운의 풍운아, 고독한 승부사가 가고 순명의 혁명가 노무현이 돌아오고 있다 단 하나의 노무현이 떠나고 노무현 같은 바보들이 하나 둘 돌아오고 있다 마침내 수십만 수백만 명의 노무현들이 돌아오고 있다 -이원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