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낡은 서고

치명적인 내부의 적- 간신

소금눈물 2011. 11. 28. 20:53

 

05/20/2009 03:33 pm공개조회수 1 0


시절이 그래선가, 아니면 내 마음이 그래선가 이 책을 읽으면서 지은이의 마음에 울화가 가득하다고 생각했다. 도무지 캄캄한 밤, 가도가도 첩첩산중, 국민의 삶은 도탄지경인데호구같은 간신과 부자들의호기로운 권주가만 높으니 그 꼴을 보고 있는지은이의 가슴에 불이 붙은 듯, 그 마음으로 지은 글에 불길이 옮아붙었다. 읽으면서 그 마음자리가 보여 함께 한숨을 쉬고 가슴을 쳤다.
여기에 거론된 간신 역자가 어찌 중국 고대사의 이름들 뿐이랴. 지금 우리가 아침저녁으로 들으면서 귓구멍을 후비게 하는 이들이 바로 그 이름들과 어찌 다르랴.

한 사람의 간신은 열 명의 현신이 당해내지 못하고, 그 간신의 악행와 음모를 두루 뛰어났던 현군이 알아채지 못했다. 역사에서 명멸한 수많은 이 인물들... 중국의 옛 고사라고 속편히 말할 수는 없지 않은가.


시절이 어떠하든,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권세에 빌붙어 제 한몸위해 더럽게 살다간 이들이 한 둘이 아니었고 그들이 지나간 시간은 회복되기 어려운 상처가 되어 때로 국운이 기울고 성군마저 어리석은 군주로 떨어지는 일이 흔했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재주가 비상하고 욕망이 컸던 그 인물들이, 때를 잘 만나고 머리를 잘 굴려 혼자 날개를 달았던 것이 아니다. 간신을 만들어내고 나라를 기울게 한 원인 뒤에는 필연적으로 그들을 만들어낸 민중의 우둔함과 지식인의 외면, 혹은 비호가 있었다.

일신의 광영과 치부를 위해 충신들을 모함하고 군주를 농락하며 백성을 도탄에 빠뜨리게 한 간신들 자신보다, 어쩌면 그들을 만들었던 사회의 무관심, 배운자들의 매문에 나는 더 화가 났다. 작금의 세상 돌아가는 꼬라지가 꼭 그와 같아서 어쩌면 더 분노가 치밀었는지도 모르겠다.

읽는 내내 한탄하며 앞날을 두려워하게 하니 참말로 나 같이 아무 대책없는 우둔한 사람들은 어찌해야 할른지. 보고도 바꿀 수 없으며 알고도 움직일 수 없고 움직여도 세상은 변하지 않을테니 나오느니 한숨 뿐이다.




제목 : 치명적인 내부의 적 - 간신
지은이 : 김영수
펴낸 곳 : 추수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