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낡은 서고
메모리 키퍼
소금눈물
2011. 11. 28. 20:31
그것이 어떤 결과를 만들지를 짐작하지 못하면서, 그 순간에 선택한 "가장 최선의 길"이 나중에까지 가장 최선의 결과를 만들까. 유형의 물질이 아니라 그 선택이 자식이라면, 감당하지 못할 것 같은 장애를 둔 아이, 다른 가족을 위해 눈을 감아버렸는데 이 선택으로 인해 가족은 서서히 붕괴되어간다면.
물론 결과를 알고야 그런 "선택"을 하지 않겠지. 장애를 가진 가족을 가진다는 건 지금도 힘든데 1960년대에 어쩌면 그것은 재앙과도 같았을지 모르겠다. 사랑이나 희생이나, 그런 아득한 말로 포장하고 극복하기란, 남의 얘기에서나 감동의 일화일 뿐이지 내 가족에게, 내 아이에게 그런 일이 닥친다는 건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다.
순간의 선택으로 쌍둥이 딸을 버린 의사 아버지, 그 아이를 받아안은 간호사.
버리고 잊지 못하는 가족들의 고통, 그 아이를 기르는 새 가족의 노력과 평화... 운명은 참 잔인하다. 마지막에는 그 아버지가 평안하길 바랬건만.
실화처럼 생생하고 주인공들의 내면이 잘 드러나 있어서, 예전에 한참 유행했던 시드니 셀던의 소설을 읽는 기분이 들었다.
책장을 덮다보니 외형의 장애는 정신박약의 장애보다 그다지 나쁜 것 같지는 않다.
세계가 다 걱정하며 들여다보는 한국경제, 걱정없다 큰소리 치는 인간들을 뉴스로 보면서 드는 생각이다.
제목 : 메모리 키퍼
지은이 : 킴 에드워즈
옮긴이 : 나선숙
펴낸 곳 : 중앙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