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낡은 서고
천 개의 찬란한 태양
소금눈물
2011. 11. 28. 20:21
아프가니스탄에 관한 이야기를 종종 읽으면서 읽고나서는 늘 후회를 한다.
너무나 마음이 아파서, 읽고 나서 며칠을 우울증처럼 앓아야 하는 것이 괴로워서 다음엔 이 땅에 관한 책은 절대 읽지 않으리라 다짐을 한다.
하지만 그래도 번번히 손이 간다. 읽어야지. 알아야지. 거대한 폭탄이 쓸어간, 지금은 흙벽돌속에 파묻힌 버려진 석기시대의 땅이지만 그래도 나라도 기억해줘야지 하는 이상한 책임감, 연민, 슬픔 같은 거...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슬픔은 우리가 지나온 시간들에 대한 아픔과 비슷하게 만나 어우러진다. 찬란한 문명이 서 있던 자리. 지금은 폐허가 된 모래속의 노래들, 사랑, 희망... 그야말로 찬란히 빛나던 천 개의 태양의 나라...
나쁜 남편을 사이에 둔 부인과 첩, 도무지 친구가 될 수 없는 이 여인들이, 남자들은 짐작도 못할 뜨거운 우정과 사랑으로 마주서는 모습은 눈물겹도록 아름답다. 그 사랑으로 상대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선물하는 사람들.
자신의 가족이자 삶에서 처음 발견한 가치로, 다음세대에 대한 약속으로 자신의 생명을 주는 여인과 그녀의 유년을 찾아 떠남으로 그녀를 기억하고 그렇게 다시 살려내는 여인.
모래바람이 지나가는 그 땅에 이런 이야기들이 수도 없이 묻혀있으리라.
그 땅에는 정말로 천 개의 찬란한 태양빛이 잠들어 있으리라.
그 땅의 작은 무덤들, 잊혀진 노래들에 묵묵히 경의를 보낸다.
폭력과 전쟁의 광기는 사라지지 않았지만 당신들의 꿈과 이야기 또한 사라질 수 없는 빛임을 나는 알고 있다.
제목: 천 개의 찬란한 태양
지은이 : 할레드 호세이니
옮긴이 : 왕은철
펴낸 곳 : 현대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