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낡은 서고

역사, 길을 품다

소금눈물 2011. 11. 28. 20:08

 

11/09/2007 04:12 pm공개조회수 1 0


어느 세상이나 사람 사는 모습은 다 비슷했겠다 싶으면서도, 아무 생각없이 미친듯이 달려가고만 있는 지금 세상을 생각하면 옛날에는 그 느린 흐름만큼이나 사람의 정서도 깊고 웅근했겠다 싶다.
기계에 의지하지 않고, 자신의 두 발로 걸어가는 길, 흙먼지 이는 길이나 인생길이나 다름없어보인다.

이 책의 부제는 <풍찬노숙에 그려진 조선의 삶과 고뇌>이다.
말 그대로다.
나라의 명을 받아 간도땅을 헤매는 정찰부대원들, 아내의 죽음을 슬퍼하는 장롓길, 유림들의 상소길, 벼슬아치들의 휴가길, 암행길, 짚신 신고 이고지고 오일장을 떠도는 보부상들의 행렬... 그렇게 길 위에서의 고단하고 바쁜 인생이 단락별로 담겨있다.
조선의 풍경이고 꿈을 길 위에서 보여주는 것이다.
영웅들이 펼치는 거대하고 화려한 꿈이 아니라, 바로 그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의 생로병사를 속살로 들여다보는 기분이다. 
조선중후반기의 생활사를 공부하다 한숨 쉬어가는 정자를 만난 기분이다.

지금 나는 어떤 길 위에 서 있는 것일까.
제대로 걷고 있기는 한 걸까.

제목: 역사, 길을 품다
지은이 : 최기숙 외 9인
펴낸 곳 : 글항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