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낡은 서고
콜레라 시대의 사랑
소금눈물
2011. 11. 24. 20:56
새 책이 다 떨어져서 책꽂이에서 제일 바랜 책부터 뒤지고 있다.
생각하면 이처럼 마음이 심란하고 황폐해졌을때 이런 책이 무슨 도움이 될까 싶다.
활자체가 촘촘하고 너무 작은데다 종이까지 누렇게 바래버렸으니 점심시간에 불꺼진 삼실에서 읽기에는 눈 상하기 딱이다.
책을 읽다보니 내가 참 재미없어진 인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운명이라든가 목숨을 거는 가치라든가...
이런 터무니 없는 무게가 나는 도무지 믿을 수가 없게 되었다.
그런게 어디있어...
오십 몇 년을 오매불망 재회를 기다리며 사는 사람.
그런 것이 아름다운 걸까 정말..
기다리고 바라보던 시간들은 얼마나 허망하고 아득한 백지냐.
세상에 대한 분노와 불신이 이제는 이런 이야기조차, 어디서 들은 적은 있으되 실제로는 아무도 믿지 않으려는 빛바랜 전설 같기만 하다.
참말로 콜레라시대다.
사방에서 뿜어지는 악취와 오염된 공기에 숨이 막힐 것만 같다.
나는 아직 세상이 너무 슬프고 외롭다.
제목 : 콜레라 시대의 사랑
지은이 : 가브리엘 G 마르케스
펴낸 곳: 늘푸른 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