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낡은 서고
저 가을 속으로
소금눈물
2011. 11. 24. 16:25
사랑한다, 사랑한다,
눈부신 꽃잎만 던져놓고 돌아서는
들끓는 마음 속 벙어리 같이.
나는 오늘도
담 너머 먼 발치로 꽃을 던지며
가랑잎 떨어지는 소리를 낸다.
내사 짓밟히고 묻히기로
어차피 작정하고 떠나온 사람,
외기러기 눈썹줄에 길을 놓아
평생 실낱 같은 울음을 이어갈 것을.
사랑의 높은 뜻은 비록 몰라도
어둠 속 눈썰미로 길을 짚어서
지나는 길섶마다
한 방울 청옥 같은 눈물을 놓고 갈 것을.
머나먼 서역 만리
저 눈부신 실크로드의
가을이 기우뚱 기우는 저 어둠 속으로.
- 박정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