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돌말사람들
생일 3
소금눈물
2011. 11. 21. 15:52
니 아부지가 좀 깨까닥 시런 사람이긴 혔어두 니 엄니 헌티는 참 끔찍혔다.
그 옛날이 논 바닥이 한 번 안들어가 본 여자는 니 엄니 밲이는 이 근동이선 읎을 것이다.
허긴 고런 일 허게 생긴 위인도 못 뎠지만.
새복이 니 엄니가 예배당얼 갈라구 나서먼, 자게는 가지두 않으믄서 저 만치 뒤서 따라온댜.
공연히 논배미 물꼬 보러 가는 칙허구.
은젠가 새복이 일어나서 변소간얼 가넌디, 그게 원제냐 예배당 종치기 전이거등.
그런디 니 아부지가 허청허청 올라오는 거여.
그려서 은직이 아부지가 워딜 갔다 오나 허구 호봉이 아부지 헌티 물었드니 니 아부지가 물이 뿔은 냇가 가서 독작 (큰 돌) 갖다 놓구 왔을 거라구.
그 질얼 니 엄니가 기도를 가구 ...
그러는 걸 나 엄니가 알었이까.
양주가 그러구 살았니라.
일찍 보낼라구 그렇키 유난스럽게 굴었나비다.
자게는 안 다니문서 예배당이 수작골서 안짝골로 올 때두 돈두 못 받는 일얼 날마다 가서 지둥을 시우구, 벡돌얼 쌓구......
그랬냐? 백목사가 그걸 기억헝케 니 아부지가 교회럴 안 나가두 질이서 보문 깎듯허게 인사를 허구 그렸지.
동네 사람덜이 나중이 무슨 말얼 혀두 니 아부지 험담을 않구.
바심얼 헐띤가.
새참얼 이구 나오는디 니 엄니허구 아부지허구 나란히 논배미 서서 볕바래기를 허구 있더라.
저 냥반덜이 정신이 있나, 안 그려두 가냘가냘헌 사람이 만삭이 디야서 포도시 뜰팡이 내려 오는디 혔다.
그런디 암말두 못혔다 나넌.
아직 베럴 못 빈 누런 논 다랭이서 이렇키 니 엄니넌 서 있구 그 발치서 니 아부지넌 니 엄니럴 하염읎이 보구 있구.
치마가 훨렁 날리는디 고걸 꽃이라 허까, 구름이라 허까, 살아 있넌 사람덜 같지를 않응게 말이여....
그냥 그림자처럼. 내가 고걸 보는디 눈물이 핑 돌아...
나중이 호봉이 아배헌티 그런 말얼 허더란다.
몸이 약혀서 어딜 가 본적두 읎는디 고것이 한이 딜 것 같어서 거게까지 갔단다.
들판이서 그러구 있응게 암것두 부러울 것이 읎더란다.
그러다가 너럴 낳았지.
참 그래 가을이는 추위도 빨리 왔다.
베두 못 거뒀는디 서리가 내렸어.
그때는 지금처럼 콤바인이 있냐 뭐가 있냐.
탈곡기 하나루 와룽와룽 허먼서 혔지.
세멘트루 닦아논 건조장이서 .
생각나냐?
달밤이문 요 밤톨맹이 같은 넘덜이 모여서 놀이럴 허구 숨기장난얼 허구.......아이구 동네 심란스럽게 밤 새도룩 떠들구 놀구.
참 그려두 니덜 노넌 소리럴 들으먼서 심란한 일얼 다 잊구 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