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그녀는 다모폐인
06년 성지순례 17 - 선암사
소금눈물
2011. 11. 16. 20:59
06년 성지순례 17 - 선암사
어쩌다가 다모를 보게 되셨소?
옥탑방 고냥이 끝나면서 저는 그냥 여름향기의 송도령이 이뻐서 보고 있었는데요. 그냥저냥 보다가 어느날 일욜, 우연히 1부 재방하는 거 보고 그냥 바로 정신이 나갔지요. 검색기능이 뭔지도 모르고 그냥 컴터 눌렀다가 다모로 이어지는 바람에, 아 그게 인생 뒤집어지는 길이었음을 모르고..그러면서 여름향기고 뭐고~;;
저는 쓸데없이 일찍 일어나는 버릇땜에 망가진 경우예요. 토욜 새벽 하릴없이 일찍 일어나서 생각없이 티비보다가 맛이 갔지요.
동생이 봐라봐라 해도 죽어라 안보다가 본방 끝나고 재방때 맛이 가서.. 저 상암 디비디 시사회까지 갔다는 거 아니예요? 아는 사람도 하나 없고 원글도 안쓰는 주제에 무슨 용기로 뒤풀이까지 갔다는 거 .. 디비디 세트를 얼마나 사댔는지.
아니 그때 가셨어요? 나도 갔는데.. 그럼 그때 우리 같이 있었겠네 ^^
엠비시 다모아에서 처음 살았어요. 그때는 정말 자기가 쓴 글도 찾을 수가 없이 클릭 하고 나면 몇 페이지가 주르르 내려가 있고.. 아 미친 서버의 난. 정말 엠비시에서 다모폐인들 어지간히 미워했지. ^^ 서버 갈아치운게 몇번이야. 박선정 낭자의 와이어의 난 생각나오? 와이어의 난? 아 낭자는 본방츠자가 아니었구랴. 두근두근 냉무? 하하하.. 생각하면 그때 참 재주꾼들도 많고 인물도 많았어요.
세상에 글 잘쓰고 똑똑하고 그런 인물들이 다 다모에 모여있다는 거 그때 알았어요.
그 대본들, 폐인들의 글 사장 모르게 출력하느라고 아침마다 두시간씩 일찍 출근하고 ^^;
다모아 거쳐서 다모까페에 가긴 했지만 저는 사실은 게시판 눈팅으로 거의 살았어요. 저나 제 주위사람들이 모두 황보윤에 올인했던 이들이라 사실은 윤폐인이고 뭐고 다른 이를 더 좋아한다는 건 상상도 못했었다우. 그러다가 소인의 조카녀석이 성백이 이쁘다는 말을 하는 걸 보고, 게시판에 오마나 내 조카는 이렇대요~ 했는데 댓글에 나도 성백이가 좋아요;; 하는 글들 보고 너무나 놀랐소. 아니 그런 생각을 할 수가 있나? 그녀석 그 뒤로 소인한테 어지간히 구박을 먹고.. 추석때 하도 성백이 씹어대면서 구박했더니 결국은 울더이다. ^^ 하하하
게시판 눈팅으로 살다가 어째어째 윤방으로 흘러들어가고..본방 마지막날 윤을 보내면서 미리 검은 상복을 챙겨 입고.. 벽에 기대 울다 울다 부옇게 밝아오는 창을 보면서 정신이 들더군요. 얼마나 울었는지 머리는 띵띵 아프고.. 그때 정신이 들어서 쓴 글 "나으리 가시었습니까.."가 소인도 모르게 다모아까지 가고 그게 다시 까페로 와서 어떤 폐인의 글~ 하면서 나타났을때 얼마나 놀랐던지..
그때 정말 불 다 끄고 단정하게 좌정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다모를 보고 기다렸지요. 내 생애 불끄고 그렇게 본 드라마는 다모가 유일할 거요 ^^; 나도나도~ㅎㅎ
다모까페, 다소방, 지금은 다시 볼 기약도 없는 도령들 낭자들에 대한 그리움.
다모를 빛내던 폐인들의 재치, 명문들, 추억들...
북한산을 전국으로! 장성백은 안되에~! 나무베기 투어에 대한 추억들, 인수봉 두부전골의 난, 생일파티에 간 낭자들의 후기를 기다리며 들떠있던 게시판들.
그리고.. 우리가 기억하는 다소방의 인물들. 그들은 그 뒤로 어디로 가서 그 시간들을 생각할까. 그들에게도 그 시간은 추억일 수 있을까....
이야기는 끊없이 풀려나오고 그때의 그리움과 눈물과 그리고 울분까지... 우리는 모두 아득한 회고에 빠져 있었소.
선암사...
생각하면 가장 그립고 소중한 그들의 고향. 그들이 마지막에 그토록 애절하게 돌아가자고 절규하던 그 곳...
선암사 말고 또 어디지?
정암사?
아니 요 근처..
우리 나으리 장면 없지요? 그럼 몰라~
정암사 참 이뻐요.
생각하면 다모 촬영지가 다 이뻐. 그 산골 작은 절, 그나마도 뒷산 오솔길 작은 계단에 그렇게 애틋하고 아름다운 사연을 만들다니..
눈 내린 밤, 돌아보고 돌아보며 멀어져가는 도련님, 나무 뒤에 숨어서 울던 옥이...
그때 그사람들 정말 이뻤지 않우? 다모 정복도 참 이쁜데 거기서 신행부부처럼 나오는 그이들 진짜 이뻤어요.
여기가 좌포청이다... 도련님만 계시면 어디든 참을 수 있다고 하던 그 장면...
참 이뻤어요..
다모 끝나고 나니까 장금이네 종사관 나으리 보고 참..;;
다들 그랬잖아. 종사관이란 직책을 처음 알았는데 다모 끝나고 나니 사방에 종사관이야.
그 종사관께서는 날마다 궁녀 따라다니시느라 무지하게 뛰어다니시더만. 볼 때마다 담박질이셨어.
그래도 선악이 분명하니까 시청률이 높지요. 시청자가 머리 써가면서 갈등할 필요가 없거든. 그리고 몇 회를 못 보아도 보면 또 이야기의 흐름이 단순하게 이어지니까 다모처럼 힘들지 않지.
다모는 한 회가 아니라 몇 분만 건너도 완전히 흔들려버려.
아.. 참 우리 미쳤네... 남들이 보면 지금도 그렇다고 할 걸요?

종알거리면서 드디어 선암사 강선루가 보이기 시작했소.

기경팔맥이 끊어진 옥이를 안고 밤을 새워 달려오신 우리 나으리가 도착한 곳...

여기 어디쯤에 어린 도련님이 옥이 대신 빨래하시던 곳일까요?
아냐아냐~ 그건 겨울이잖우. 그럼 정암사 부근일 거예요.
근데 거기 스님한테 여쭈어보았는데요. 둘이 나란히 걷던 겨울 장면 말이오. 돌탑이 쌓여져 있던 곳. 분명히 그 근처 어딜텐데 그런데는 없다고 하시더라구요. 어디였을까?
단 한 장면을 위해서 다모가 참 많이도 돌아다녔잖아요.
옥이 안고 달리던 장면 말이오. 거긴 또 우린 다 여기에서 다 찍은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또 문경이라고 하고...
아 그 장면.. 말을 세우고 옥이 입에 물 흘려넣으면서 울던 곳..
미치지 정말.. 지금 봐도 나는 가슴이 다 막혀...
조잘조잘....

문득 올려다보니
무성한 녹음이 드리워졌더라면, 옥이를 안은 우리 나으리가 말에서 금방이라도 내리실 것만 같소...
아 또 사설이 길어졌구랴.
여기쯤에서 다시 한숨 돌립시다.
다음 편에는... 기대해도 좋을, 이번 순례의 하이라이트가 있다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