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그녀는 다모폐인
성지순례- 여름 선암사 1
소금눈물
2011. 11. 16. 20:39
성지순례- 여름 선암사 1

화창한 목욜 아침, 대전서 도킹에 성공. 차는 달려달려 남쪽으로 갑니다 ^^
구슬처럼 맑고 파랗던 하늘이, 고창 지나면서 난데없는 소나기 터널을 만났습니다.
이번 여정에서 빠진 신천관아가 서운해서 그리 하셨는지..ㅜ.ㅜ;;
저번 낙안읍성 순례 때, 황보철 현감께서 어디서 영종(令終)하셨을까 의문이었는데 요번에 다시 다모를 보면서 확인해보니 신천관아가 맞더이다.
어린 도련님이 관음사에서 보낸 칠년 여를 황보현감은 그대로 신천에서 계셨구려.
그 어른 성품에 그 쪽 백성들은 평화로운 치세를 누리지 않았을까...그런 생각들을 주고 받았소.
전날 중남부를 강타한 폭우로 걱정을 했으나 도로사정은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지난 번 선암사 여정에서 점심을 먹었던 곳은 선암사 입구 <목인>이었는데, 선암사 간다하니 여러분들께서 추천해주신 진일식당에서 요기를 하기로 했다오.
선암사 입구라는 말만 생각하고 거기까지 갔다가 다시 뒤로 한참 나왔다는 ^^;;
여기는 기사식당이긴 한데, 전국적으로 꽤 유명한 식당이라오.
저 백반이 일인당 오천원짜리인데 남도 특유의 감칠맛 있는 식사였소.
선암사 들르는 폐인들께 추천드리오.
가격에 비해 반찬도 나쁘지 않고, 밥그릇 보고 놀랐는데 정말 소문대로 그 밥 안남기고 다 먹었다오 ^^;;

저 소박한 "스댕~" 밥그릇 국그릇, 그리고 물그릇...
정말 오랜만에 만나는..^^

이집의 장기라고 소문난 김치찌게라오.
푸짐하게 크고 넓적하게 놓은 두부와 돼지고깃점.
삭은 김치로 푹 끓인 김치는 정말 맛있었는데, 이 게으른 도시내기 츠자는 도무지 반찬들이 너무 길어서 버거웠다는 =_=
가위질 필수요~!

선암사 가까이까지 가지 마시고 들머리서 바로 만나는 간판 요란한 집을 찾으시오.

자..
드디어 선암사 입구에 들어섰소.
푸르른 녹음, 참으로 장하오.
며칠 내린 비와 오전에 지나간 소나기로 숲은 생기를 띠고 새소리도 정신없었소 ^^;;
팔뚝에는 습습한 숲의 기운이 묻고.
지난 봄에 매화향을 끌고 왔던 곳이라 벌써 익숙하다 싶어서 반가웠다오.



한낮 더위가 범접치 못하는 맑고 아름다운 냇물.
저기 어디쯤에서 우리 어리신 도련님과 옥이가 물장구를 치면서 놀던 시절이 있었겠지요...


선암사 가까이에 상사호라는 호수가 있구려.
이름이 참으로 범상치 않소.
무슨 사연이 있는 호수일까..하필 그 이름이 상사일까, 그 음이 혹시 想思일까요?


승선교의 모습, 참으로 아름답지 않소?
스산한 이른 봄과는 자태가 아주 다르오.
가을 풍경은 어떨지 자못 기대가 되오.

승선교 아래 계곡의 모습이오 ^^;;
다리가 떨려서 혼났소.

오옷;;;
강선루구랴~!!
지난 봄에 왔을 때는, 문화재 복원공사로 포장이 쳐 있어서 본모습을 못 만나 몹시 서운했었소.
녹음 속에 드러난 강선루.
누각의 모습이 둔중하지도 경박하지도 않고 날씬한 대로 기품이 있구려.
아름답소~!

들어와서 절 쪽에서 본 모습이오.

금방이라도 기경팔맥이 끊어진 옥이를 안고 우리 나으리께서 들어서실 것만 같소 T^T
님 자취 그리운 곳에 발길을 다시 묻으니
님 향기 간데 없고 무심한 녹음녹음
무심타 흘러간 물이여 다시온다 못하느니
허접한 소회에 어줍잖은 사진만 쓸데없이 많아서, 선암사 후기는 여기서 일단 끊고 숨을 고르겠소.
다음 장으로 이어지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