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눈물 2011. 11. 3.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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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대지를 달구는 지열은 보기에도 어질어질하지만 생각해보면 이 더위를 견뎌야 곡식이 익고 우리가 겨울을 나는 것이겠지요.
그만 툴툴거려야겠습니다.
저 들판에서 땀흘리는 분들이 있는데요.
차창으로 지나가는 풍경들은 다 아름답고 고요합니다.
풍경만큼 넉넉한 살림들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철없는 도시내기의 속이 싸해집니다.
출분한지 벌써 얼마던가. 언제부터 촌것 아니었다고 이런 소리를 하고 있는지...
따지고 보면 제 탯자리서 못사는게 자랑도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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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에 있는 남농미술관입니다.
한번 꼭 들러보시길 권합니다.
남도의 명문화족(名門畵族) 허씨 가문 3대의 작품과 그와 친분이 있던 이들의 서화를 모아놓은 곳입니다.

안내 하시는 할아버지께서 보기는 연세가 높아보이시는데 어찌나 열혈이시던지 이것저것 질문을 퍼부으시면서 신통찮다 싶으면 막 호통을 치시고, 아주 망신을 당했습니다.ㅡ.ㅡ;;

"점묘법~! 몰라요? 어허 참~!
동양화가 아니야.~! 일본놈들이 우리 문화를 깎으려고 두루뭉수리로 갖다붙인 걸, 우리나라 대학에 동양화과가 없어진게 언젠데 아직도 동양화랴. 조선화요 조선화! 어디서 무식한 소리 하고 다니지 마소!"

^^;; 니에~ 할아버지. 조선화! 기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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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분의 그림이었던지 에고.. 적어오질 않았네요.
모운이 흐르는 풍경이 참으로 아름답지요?
이런 그림이 서재에 있다면 얼마나 그 방의 기운이 남다르게 느껴질까...
다른 손님들 작품소개하러 가신 사이에 몇점 잽싸게 도둑사진질 합니다.



오마나!
조선말 그 기세 대단했던 운미 민영익공의 묵란을 보게 될 줄이야.
이분의 묵란이 대단했다는 말만 들었는데 오오 ~
그림 지은 이를 보지 않고 난의 저 부드럽고도 날렵한 선에 홀딱 빠져서 쪼그리고 앉아 한참 보다 보니 주인이 운미였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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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한테 들킬까봐 후다닥 찍고 다니느라 바쁩니다.
의제 허백련의 병풍.
눈이 호사를 만나 아주 난리가 났습니다.
저 매화, 난초 한폭만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_<

이 미술관은 입장료는 천원입니다.
박화성선생이나 김동리선생, 김은호 화백, 김기창화백등 남도의 예술가들과 교류하는 모습이 사진으로도 보여지구요.
그분들의 작품도 군데군데 보입니다.
아참, 이 그림편지서 언젠가 소개한 안중식의 그림도 볼 수가 있습니다.
(안중식의 붕새 클릭)
말끔한 도시의 미술관을 보다가 먼지가 쌓이고 약간은 허술하게도 보이는 내부를 보면 의아하기도 하지만 그 먼지를 입고 있는 작품들의 무게를 생각하면 기분이 참 묘해집니다. ^^;

점묘법이나 근대화가의 그림을 좀 알고 가십시오.
주의! 그냥갔다 제때 대답 못하시면 혼나실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