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그녀는 다모폐인
나으리.... 가시었습니까.. 그 길..이제 편안하십니까..
소금눈물
2011. 11. 16. 15:56
처음으로 깊은 잠을 자겠다 하셨나이까...
이제 당신의 머리맡을 지키고 있는 그 아이 옆에서
꿈도 없는 깊은 잠을 주무시고 계십니까..
나으리께서 눈물도 없이 훌훌 가신 그 밤
이년은 먹먹한 어둠을 혼자서 지켰나이다
그리운 이들..이제 당신 곁에 다 있겠지요
벽인줄 알았으나 당신의 울타리였던 아버지
핏빛 칼날로 당신께 날아와 박힌 그 아이
한 세상을 마주하고 살았으면 더없는 친구가 되었을 성백,
이제 모두 같이 있겠지요
그곳은 어떠십니까
이제 아무 서러움도 없이
울음도 없이, 아픔도 없이
이제 깊은 잠을 주무십니까
누가 당신을
조선 제일의 검객이라 하더이까
누가 당신을 한치 흐트러짐 없던 조선 좌포청 종사관이라 하더이까
당신을 두렵게 하던 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당신을 떨리게 하던 이도 아무도 없었습니다
오직 한 아이,
그아이의 안위만이, 그 아이의 눈물만이
당신을 울게하고
두렵게 했습니다
이제...그 아이가 나으리의 머리맡에 계시니
그처럼 꿈결같던 미소 지으십니까
그 아이의 칼날에 베인 것이 어디 단 한수였으리오
우포청 종사관의 칼날아래 그 아이의 소매가 떨던 날,
생사를 넘나든다는 그 아이가 총탄을 맞고 나타났던 날,
그예 궁궐 무사의 칼날 아래 호흡을 멈추었던 날,
당신의 심장을 가르던 그 편지...
당신은 번번히 베어졌습니다
당신은 조선 제일의 강한 사내가 아니더이다
당신처럼 연약하고 슬픈 사내를 다시 보지 못하겠더이다..
그랬던 그 아이가
당신의 삶의 이유가 된다했던 그 아이가
당신 곁을 일어서 갈때
다른 사내를 품에 안았다 할때
산산히 무서지던 당신의 얼굴을
차마 기억치 못하겠나이다
이년 그 얼굴만은 기억치 못하겠나이다
그 칠흑같던 밤, 그 밤보다 더 깊은 절망속에서
나으리보다 이년이 먼저 쓰러지면서
당신의 얼굴,,기억치 못하였나이다...
참 많이도 우셨습니다
참 많이도 힘들게 걸어가신 길이었습니다..
그래도
그 아이가 슬픔보다 기쁨이었다 하시겠나이까
그래도 당신의 일생을, 살았다 하시겠나이까
나으리
매화밭 그 눈부시던 밤, 언덕을 내려오면서
참 행복했습니다
이만한 이를 알게 된 것이
참으로 벅찼나이다
이년
당신이 그 아이를 만난 첫 인연,
그 쏟아지던 폭우가
나으리의 일생에 드리울 줄은 차마 몰랐었나이다
그것이 나으리의 한살이 내내 눈물이 될줄은
그때는 몰랐었나이다
이년
나으리를 보내드리리까
차마 못 보내는 이 마음
베어내리까
눈물도 없이 가신 그길을
편히 주무시라, 그저 편히 꿈도 없이 주무시라
보내드리리까..
함부로 사랑을 말하지 않겠나이다
함부로 인연을 올리지도 않겠나이다
끝날 때에야 묻는 것이 인연일줄은
진정
몰랐나이다
그 인연, 이제 묶습니다
나으리 가시었으나
소인 맘에 묶은 그 끈은
나으리의 그 모진 칼로도 베지 못할 것입니다
가소서...
가소서 나으리
나으리의 머리맡에
함께 피워 온 매화 잎
이제 한 잎 두 잎..쌓이면서
이 생에서 이년의 날들도 갈 것입니다
편안히 쉬소서
당신을 잊지 않겠나이다
나으리의 미소도
눈물도
그 고통도
나으리의 고함조차...꿈속처럼 간직할 것입니다
해여 시마다 때마다 이년 곁을 오가시더라도
방해치 않고
나으리의 옷자락 잡지 않고 그저 숨어 보리니
내내 편안하소서
그 아이만 생각하소서
사랑이 베인자,
황보 윤..
부디 편안하소서...
삼가...
보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