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눈물 2011. 11. 16. 15:24

05/19/2004 03:12 pm공개조회수 0 7




맨 처음 당신이 내 젖은 몸을 받아주셨을 때
핏물 배인 짚신에 아픈 눈길을 주셨을 때
비로소 이년의 마음이 기울 곳을 찾았습니다

기약없는 물길이 흐를 곳을 비로소 만나
감감한 한시절 흐르다
당신의 땅에 뿌리내리는 작은 나무가 될 줄
어리석은 저는 그리 알았습니다

그 부신 한생애, 이년이 올무가 될 줄을
나으리.....너무 늦게 안 이년이 죄였습니다
얼음꽃같던 당신의 마음을 철없이 담아버린 이년이 죄였습니다

하지만 나으리
이년, 그리 여쭙지 못합니다
역적의 자손이, 천한 관비년이
이 마음을 오롯이 보이리까
칼을 물고 거꾸로 엎어질 지언정, 차마 이 말씀을 아뢰리까

세상의 뉘라서
아니 하늘에 계신 누구라 한들
이 속을 보이리까. 참람한 이 말씀을 아뢰리까

사모도 사람의 것이라
인연도 사람의 것이라
이년은 나으리의 장도에 뿌려진 칼날이 되고 말 것을
어찌 님을 묶으라 하겠는지요.....

부르기도 아까운 사람을
담기도 서러운 그 마음을
이년의 무지로 나으리를 찌르게 될 일을....미련한 년은 몰랐습니다

나으리..
이년 살아도 산 것이 아닙니다
검불같은 이년의 생애...
불이 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