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그녀는 다모폐인

당신은 어쩌자고

소금눈물 2011. 11. 16. 15:03

03/28/2004 05:46 pm공개조회수 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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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한 가지씩 버리지 못하는 꿈이 있습니다
사람마다 한 가지씩 버리지 못하는 모진 유산이 있습니다
버린다 하면서 버리지 못하고, 잊는다 하면서 잊지못하는

사람마다 한 가지씩, 그럼에도 못내 울고마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당신은 어쩌자고 그렇게 설운 얼굴로 제 앞에 계십니다
연모하는 이의 연모받지 못하는 마음을 아파하지 않으려 애쓰면서
무서리에 지친 꽃빛을 하고 언제나 당신은 제 앞에 계십니다

아직도 기억합니다
당신이 주신 두루마기, 받지 않을 것을 알면서 밤을 새웠을 그 마음
번번히 모진 사람이 되게 하고, 그 마음에 다시 하염없이 연줄을 늘이시던 사람

여인으로 본 적이 없습니다
연모한 적 없습니다
다른 이에게 마음을 주기에는 저는 우직하고 모진 사내였습니다
그러나 오늘 저는
이 마음 한자리를 당신에게 드리려 합니다
애써보겠습니다
노력해보겠습니다

천 날을 살아도 가슴 한쪽으로 시린 바람이 불 것 같은 두려움에
저는 이 밤이 참으로 무섭습니다
죽을 때까지 이 외로움이 목을 조일 것 같아 더 무섭습니다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닐 듯합니다
이런 사람에게, 당신은 어쩌자고 눈물을 보이십니다
닦아 줄 수도 없는 그 눈물, 어쩌자고 제게 주십니다

당신은 어쩌자고
그토록 서룬 얼굴로, 서룬 눈물로
나를 적시고
내 고단한 그림자를 적시고
버리지 못할 그 한가지 속절없는 꿈을
내내 적시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