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그녀는 다모폐인
타박녀
소금눈물
2011. 11. 16. 14:33
여보..
나네...나 타박녀여..
안온다고 해 놓고...당신 속 시끄럽게 안헌다고 하고 나가 또 왔네.
정월 대보름 달이 저리 무서운디, 당신....잠을 못 이루고 돌아눕다 비게 적시는 꼴을 보니
나가 환장을 허네.
육신의 입고 벗음이 이렇듯 무섭고 아득한 거리인디도 당신, 그 모자란 눈물이 자꾸 나를 부르네.
안 온다고 혔지.....나가 다시는 당신 꿈이도, 옆이 지나는 바람으로도 안 온다고...그리헐 거라 했지.
그런데...
우리 아그아배...보소 마축지...
나가 오는 거이 아니고, 당신이 나럴 불러...인연이 다 혀서 멀어진 이를 당신이 나럴 불러 여기로 끌고 오네.
그거 아는가. 몸을 벗고 간 이를 요러크름 불러불먼 나보고 어쩌자는가....당신 어쩌 그랴...
당신.....오늘도 탁배기 한잔으로 배를 채우고 잠이 드는구만.
술김을 빌어 잠든 그 저녁을... 나가 어쩌라고 요로크럼 창자를 끊어내는가..
당신이 육모방맹이를 옆이 차고, 떼도 아직 자리 못잡은 나 무덤이로 왔을띠는 말여.
억울하고 서러운 속은 말로다 못혀도, 그려도 당신은 그 모진 시상이서 한자리 허고 사는구나 싶어서 숨을 놓았네,
바람도 못 뵌 우리 아그는 나가 안고 가지만, 당신은 그려도 사는 날까지는 자게 밥자리는 지대로 찾는구나 싶어서 부처님 은공이라 생각혔네.
어쩌자는가. 당신 어쩌자고 날이 날마다 그리 서룹게 잠이 드는가.
말 잘허는 이들이야 사람 사는 시상, 사람 노릇 지대로 하고 사는 시상이 워쩧다 떠들겄지만
우리야 그런가. 하루 세끼 보리든 서석이든 입에 처넣을 것 있구 살 가릴 것 있게 아침 나고 저녁 새면 그게 전부지 않은가.
내일 할 일을 오늘 짐작 할 줄 아는거. 그게 전부였지 않나.
그걸 못했네 우리..
어려서 양반쥔네 아들헌티 몸을 앗기고 들병이로 떠돌 때, 괴나리 봇짐이나 털어서 명을 이어가던 당신 만나고... 내일이 어디 있던가. 아침이 눈 뜰때, 돌아누울 저녁을 짐작이나 했던가.
우리..그리 살었네.
나 발에 무명 보선 하나 지대로 못 챙겨줬다고 울었등가.
백동구리 가락지 한짝 못 찌워졌다고 한이 되었등가.
그리 마소...그리 마소.
넘이야, 허기 좋은 말로 뭐라든, 잘난 이들이야 뭐라 손꾸락질을 허든,
당신 옆이서....그 한세월 나 참 좋았네. 원 없네....
시절은 짧고 한은 길어 당신과 나의 거리가 이렇듯 하늘과 땅으로 나뉘어졌지만
모진 세월이라 눈물만 부를 것이며, 아픈 시절이라 설움만 있겄능가.
고만 잊게....나 그만 놓아주게...
당신이 자꼬 그리 허물어지먼...나더러 어쩌라고....복중이 혼이된 아그를 안은 나넌 어쩌라고....
당신 그 세월 다 지나가고, 당신 나 찾아 올때, 우리 아그 아배로 올 때 그때 나는 틀림없이 기다리네.
그러니.....그만 하소....당신 눈물이 내 잠자리를 적셔 나가 못자네...
여보....마축지....우리 아그 아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