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눈물 2011. 11. 16. 14:19

01/25/2004 03:24 pm공개조회수 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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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베거라.
베거라 옥아.
나를 베어 너의 의지를 보이거라.
어차피 그와 나, 둘 중 하나는 베어야 하지 않겠느냐.

누구를 베는 것이 네가 견디기에 낫겠느냐
누구의 얼굴을 눈 감고 사는 것이
네가 살기에 조금이라도 덜 무섭겠느냐.
나였느냐
그렇다면 나를 베거라.
네 목숨도, 내게 얽혔던 너의 인연도 그렇게 베거라
차마 나는 더 견디지 못하겠구나.
너를 잃고 사느니
내가 눈을 감아야 하겠구나.
네 손으로 베어다오.
네가 매었던 인연이니 네가 자르거라.

네가 나를 잊고 살 수 있겠느냐.
부디 그러기를.
다시는 나를 떠올리지 않기를.
우리 아프고 즐거웠던 모든 날들
저 바람에 묻고 가기를.
나를 벤 그 칼로 그 모든 기억을 베어내기를.

나로 말하면
네가 있어야 살 수 있지 않았느냐.
너도 그랬다 하지 않았느냐.
네가 변했는데 나는 아직 변하지 못했으니
변하지 못한 내가 눈을 감아야 네가 편하겠구나.
그리하마.
그리 해주마.

마지막으로 부를 그 이름.
차마 더는 떠올리지 말아야 할 사람이구나.
네가 누구였느냐, 내게 너는 누구였느냐.
나는 누구였느나, 네게 나는 누구였느냐.

옥아.
울지 말거라.
다시 오지 말아야 할 밤은 오늘까지다.
베거라.
이 무심한 인연을, 네가 베어 나를 이 고통에서 놓아다오.
다시는, 다시는 나를 위해 살지 마라.
네 길을 위해 떠나는 나를 다시는 생각지 말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