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함께 가는 세상

2011 08 여름 봉하- 유역에서

소금눈물 2011. 11. 15. 17:57

08/02/2011 07:05 pm공개조회수 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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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그랬듯, 평소에 찾아오기가 쉽지않아 여름휴가에는 꼭 인사를 드리러 봉하를 찾습니다.
여기에 오려고 노란가게에서 새 옷도 사 입고 (^^;;) 잔뜩 들떠 있는데 일요일 새벽부터 빗소리가 심상찮습니다.
뉴스에는 계속 남부지방 폭우, 150mm 예상 어쩌고 겁을 주는데 여럿이 함께 가는 길이라 고속도로가 괜찮을지 내내 걱정했습니다.

구름도 잔뜩 끼고 고속도로 양 편 산허리를 감고 올라가는 물안개를 보니 조금 불안은 하였는데 오며가며 만난 비는 그리 위협적이 아니었습니다.
다행입니다. 윗지방은 비가 많이 왔다는데 우리 봉하가는 길을 대통령께서 지켜주셨나봅니다.

평일, 그것도 월요일 아침이다보니 이야... 봉하 주차장이 아주 여유있습니다.
이런 건 처음본다고 다들 신났습니다.쿨럭;
이해해주세요. 아시다시피 봉하마을 주차장에 밀려드는 차들땜에 다들매번 땀 좀 흘리시잖아요 ^^;

아침부터 벌써 일들 하시는지 방앗간도 바빠보이고.

안녕하세요오오~~
저 혼자 반가워서 들릴 리 없는 손나팔 인사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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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앞을 지나가며 너도 나도 약속이나 한듯 불쑥
"검찰 이 개...."

안쓰던 욕이 아주 입에서 떨어지지지 않고 걸레가 된 건 다 누구 때문이네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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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사님.
여러분들 모두 모두 건강하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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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가 입구에서 손님들을 맞는 감나무에 벌써 감이 열렸습니다.
올 여름 햇살 보는 날이 드물었는데 가을까지 잘 익어주기를 바래요.
가을되면 또 단감 먹으러 와야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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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제일제일 좋아하는 꽃이 구절초와 이 도라지랍니다.
어찌나 반갑던지 젖은 땅에 무릎을 꿇고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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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정말 반갑구나.
우리 봉하마을을 별처럼 꾸며주는 예쁜 도라지야 안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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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가 포도나무에도 포도가 열리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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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익숙해지고 손때가 묻어가는 생가 마루도 반갑습니다.

휴가철이라 그런지 어린 아이들의 손을 잡고 온 젊은 가족들이 유난히 많이 보였습니다.

"여기에서 대통령 할아버지가 사셨대. 기억나지? 아빠랑 지난 번에 얘기해준 할아버지."

아빠의 손가락에 매달려 호기심에 반짝거리며 티비는 어딨어? 침대는 왜 없어? 하던 꼬마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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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말 없이 그저 고개를 깊이 숙여 인사를 드렸습니다.
건강하시길, 평안하시길 언제나 마음 깊이 기도드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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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바위 아래 태극기는 휘날리고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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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의 집에도 벌써 손님들이 많으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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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속에서 함초롬히 젖은 코스모스도 반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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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반에 깨끗한 물이 가득찼습니다.
이제부터는 옷고름을 여미고 나도 몰래 목소리가 잦아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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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하의 상징이 되어버린 노란 바람개비들.
언제나 수고하시는 손길들께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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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들 다시 왔습니다.
마음은 언제나 이곳에 두고도 무엇이 그리 번잡하고 바빠서 자주 찾지를 못합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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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틈을 비집고 올라오는 풀씨를 보며 마음을 다잡습니다.
기운내자. 저 여린 잎이 바위 아래 제 터전을 찾고 돌틈을 헤치고 올라올 적에야 얼마나 아프고 고단했을까.

여기에서 다라고 생각하지 말자. 저 풀씨의 반만큼이라도 나는 죽을 힘을 다해 견디고 싸워왔던가.. 부끄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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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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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음이 바로 우리들의 마음 아니시던가요?
언제나 울지 말자고, 제발 그만 좀 하자고 매번 마음을 다잡고 오면서도 박석길을 더듬어 걷다보면 어쩔 수가 없어요.
제 눈물샘은 천치가 되어버렸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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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밝고 환한 얼굴로 인사를 드리며

그동안 안녕하셨지요? 그곳에서 두 분이 이젠 평안하신가요?
저희들도 씩씩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경례를 붙이며 큰 소리로 인사를 드릴 수 있으면 좋을텐데
아직은... 아직도... 드릴 말씀을 찾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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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여기에 비가 아주 많이 왔답니다.
온 나라 곳곳이 패이고 물난리를 겪었어요.
지난 겨울에는 애꿎은 생명들이 산채로 곳곳에 묻혔지요.
지켜보는 가슴마다 피멍이 들고 죄책감에 잠을 설쳐야 했습니다.

누군가는... 두 분이 구제역 대책을 어찌 하셨나, 왜 이 정부는 이토록 무력하고 잔인한가 울면서 성토를 했지만 저는 그 말조차 차마 듣기 괴로워 귀를 닫고 돌아앉았답니다.

생각해보면 그리 먼 일도 아니련만 시절을 견디기가 왜 이리 고단하고 서러운지.
처처에 들리는 죄없는 생명들의 울음소리에 귀가 문드러지고 가슴이 무너집니다.

죄송합니다.
이런 말씀을 드려서.

차를 타고 오면서도 허리를 꺾이고 붉은 속살을 드러내며 무너지는 산허리, 쓸려가는 모래톱에 바다가 되어버린 강줄기를 보며 울분과 고통뿐이었습니다.

어디다 내뱉을 수도 없이 날마다 슬픔과 분노뿐이니, 인사를 드린다고 와서도 이러고 있네요.
잠자리 어지럽혀드려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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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이젠 정말 두 분 잘 지내고 계실 터이니 걱정은 하지 않습니다.
그 나라에는 장마도 없고 수해도 없고... 미운 사람들도 없겠지요?
그럼 되었습니다.
조금 마음이 위로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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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진 않으시지요?
저처럼 날마다 울고짜고 하소연만 하는 빙충이들 말고, 씩씩하게 일도 잘 하고 드나드는 분들 도와도 드리고 여기와서 기운 얻고 가노라는 착한 사람들 많이 보시니 좋으실 거예요.

저도 여기저기 인사드리느라 좀 바쁘겠네요.
저 같은 사람들은 얼른 빠지는 게 대통령님 마음 편안히 해 드리는 길 같습니다.

저는 이제 추모의 집 좀 가 볼게요.